2023. 2. 8. 13:51ㆍ섬띵 in JEJU
하나로국밥
제주시 임항로 70 1층
064-758-2292
하나로국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임항로 70 1층 (건입동 984-36)
place.map.kakao.com
먼저 하나로국밥을 말하기전에 제주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제주 어르신들은 심하게 무뚝뚝하다. 무뚝뚝함을 넘어 거칠다가 더 맞을수도있겠다.
물론 모두를 일반화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섬이라는 고립된 특성, 억센 바람과 척박한 환경에서의 DNA가 그렇게 전해내려온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 아버님도 마찬가지로 표현할 줄 모르시고 아들에게 몹시 거칠고 정없게 행동하신다.
때로는 요새시대에 말도안되는 옛날 잣대를 들이대시기도하고, AI와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발전한 이 시대에도 몇십년전 기계가 더 좋은거라며 고장난 기계를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으시는 등. 자식세대는 이해못할 아집과 그로인한 불통의 아이콘이 우리아버님, 그리고 제주의 어르신이다.

여기 우리 아버님을 똑닮은 국밥집 어르신이 있어 소개한다.
아니 우리아버님보다 한수위다. 그 어르신은 이 하나로국밥집을 창업?하신 분이신지 아니면 아들이 운영하는 국밥집에 와서 도와주시는건지는 알 수 없다. 그분의 정체는 명확하진 않지만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의 아버지이겠거니 추정할 뿐이다. 그분은 직원이고 손님이고 할 것 없이 잔소리와 타박을 늘어놓는다.
카드 받지 마라, 먹었으면 빨리 가라 등... ㅎㅎ
너무 말도안되는 그 모습을 보며, 혹시 치매 등 건강이 안좋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장사를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공격성이 생기는 치매의 종류도 있다고 알고있어서..
근데 역시 그조차도 명확하지 않다. 아무튼 처음 방문한 입장에서는 그 어르신의 행동이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 아마 그것때문에 여기에 다시 찾지 않는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이된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그 어르신에 불쾌하기에 앞서 그 아들로 추정되는 주인분이 굉장히 걱정되고 측은하다. 어르신이 뭐라하면 옆에서 말리지도 못하고 그냥 하는 그대로 두시는건지 순종하시는건지.
속으로 얼마나 애가타고 답답하실까. 그런데 아마 몇번 제지해봤으나 말이 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다분하고 체념의 단계에 들어섰을 것 같다는 섣부른 상상을 해본다.
그분들의 사정을 모른체 이런저런 추정을 하는 것 자체가 실례일수도있지만, 그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그리고 이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이해시켜보려 노력중이다.
암튼 오래됐고 맛도 있는걸로 소문난 집이다. 그래서 그런 어르신이라는 큰 허들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그곳의 특성임을 인정하는 찐 로컬들만 버티는 곳. 다행히 다른 직원 분들은 상대적이어서그런지 친절한편시다.
여러 코메디 예능에서 소재로 나왔던 욕쟁이 할머니 식당. 바로 이 할아버지도 그런 욕쟁이 할아버지 정도쯤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럼 긴 서론은 각설하고 음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이 집은 돼지, 순대 국밥집이다.
메뉴는 따로국밥, 고기국밥, 순대국밥이 대표적.

반찬은 간소하지만 손맛이 느껴진다.

나는 따로국밥, 남편은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나보다 남편이 이집에 오래 다녔는데,
이집의 특징은 순대국밥 국물에 멸치국물을 쓴다는 것이다.
멸치국물만은 아니고 아마 섞어쓰는듯하다.
그래서 그 맛이 좀 차별화된다.
멸치국수에 환장하는 우리 남편은 이 멸치국물맛에 매료되어 이집을 끊지 못한다.
묵직하고 걸죽하다기보다는 좀더 가볍지만 감칠맛이있다.

순대도 선지가 실하게 들어 입속에서 부드럽게 씹히는맛이 좋다.
잡내도 별로 나지 않는다. 내장도 실하게들었다.
한그릇 뚝딱 해치운다.

결론적으로 음식은 맛있다. 그리고 특색있다.
제주 어르신의 특성을 이해하여 아.. 우리 아버지랑, 할아버지랑 비슷하네?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로컬들,
혹은 욕쟁이 어르신은 이 집의 마스코트정도로 여기며 관찰하는 재미에 웃으며 넘어갈 정도로 큰 배포를 가진 손님만이 견뎌낼 수 있는 식당.
욕쟁이할아버지의 어택을 견뎌낸자만이 맛볼수있는 하나로국밥집이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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